중국 젊은 부호들, BMW보다 캐딜락
미국·유럽 고급차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에 밀려 고전하던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사진)이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명차라는 점에서 중국 젊은 부호들이 캐딜락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7월까지 캐딜락의 전체 해외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중국에서는 69% 증가했다. 이런 호황에 힘입어 캐딜락의 해외 판매는 처음으로 미국 내수 판매를 앞질렀다. 시장조사회사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캐딜락은 중국 판매가 5년 만에 세 배로 늘며 렉서스 랜드로버 볼보를 제치고 고급차 부문에서 4위로 부상했다.

캐딜락이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벤츠·BMW·아우디로 대표되는 독일 명차가 흔해졌다고 생각한 젊은 소비자들이 그 대안으로 캐딜락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최근 최고급 세단 ‘CT6’를 12만달러(약 1억3400만원)에 구입한 상하이 사업가 젠유 씨(40)는 캐딜락을 미국이 지닌 위엄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그는 “친구 대부분은 BMW를 운전하지만 이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 캐딜락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전체 물량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해 고관세를 피한 것도 캐딜락의 판매가 최근 급증한 요인으로 꼽힌다.

WSJ는 “캐딜락은 디자인을 개선하고 미국 판매용보다 좌석 간격을 넓히는 등 중국인의 취향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