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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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잇따라 지적, "15분이면 표적 접근해 대응 어렵다"
17 차례 요격시험서 9 차례만 성공, 英 언론도 사드 '무용론' 제기


미국은 SM-3 이지스 요격체계. 지상배치 미사일 방어체계(GMD)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 지금의 방어체계로는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이를 요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잇따라 나왔다.

미 정책연구소인 군축ㆍ 비확산센터(ACNP) 소속 미사일 전문가인 필립 코일 선임 과학고문은 북한이 미국 내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실전 배치에 필요한 기술 능력이 부족하지만 머지않아 이를 현실화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장과 백악관 국가안보국제문제 부국장을 지낸 그는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회견(2일)에서 미국이 지난 70년가량 ICBM 요격체계 구축에 주력했지만, 아직 '확실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일 고문은 1950년대 ICBM이 처음 개발된 이후부터 미국이 핵미사일 방어망 구축작업에 나서 소련과의 요격미사일(ABM) 협정 체결 등 핵무기 제한 노력을 해왔지만, ICBM을 완벽하게 요격하는 대책 마련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인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CS) 소속 미사일 방어체계 전문가인 로라 그레고 박사도 ICBM은 발사된 후 15분이면 표적에 접근할 수 있어 요격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레고 박사는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이 통상 발사단계→대기권 밖 비행단계 → 대기권 재진입 단계 등 3단계를 거치는데 단계별로 요격 시간 촉박, 정밀요격 기술 부족 등으로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격이 어려운 것은 재진입 단계 직후로 대응 시간이 사실상 거의 없는 데다 정밀도 확보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ICBM이 공중에서 폭발하더라도 지상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 함께 ICBM은 독립표적을 가진 다탄두를 장착한 데다 혼란을 초래하기 위해 가짜탄두를 발사 직후 발사하기 때문에 진짜 탄두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레고 박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한 최초의 탄도미사일 V-2에 맞서 연합국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은 1960년대 나이키 제우스, 1980년대에는 '별들의 전쟁'으로 알려진 전략방어구상 등 ICBM 요격체계 구축에 집중했지만, 어느 하나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낮은 요격 성공률도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이 1999년 이후 시행한 17차례의 ICBM 요격시험 가운데 9차례만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 이후 한 4차례의 요격시험에서는 3차례가 실패해 실망을 안겨줬다.

콜 고문은 "비행하는 미사일을 상대로 한 요격시험 결과는 놀랄 만큼 실패작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부시 행정부 당시 ICBM 요격체계 실전 배치에 서두른 나머지 효과적인 레이더와 위성 지원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등 기술적인 결함이 이런 실패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