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강력했지만 발생지 차이로 인명·재산피해 훨씬 적어

인구 40만명으로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는 2011년 2월 낮 1시께 강타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큰 손해를 입었다.

185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상업용 건물 1천 동과 주택 1만 채 이상이 파손됐다.

피해규모만 총 400억 뉴질랜드달러(33조3천억원)로 추정됐다.

약 5년 9개월이 지난 14일 자정께 남섬 노스캔터베리 지역 핸머스프링스 인근에서는 크라이스트처치 때보다 훨씬 강력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망자는 2명이고 피해규모는 도로를 위주로 수십억 뉴질랜드달러(수조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지진의 이런 피해규모는 최초로 지진파가 발생한 땅 밑의 진원, 그리고 진원 바로 위 지표상의 지점인 진앙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2011년 때 진원은 단지 지하 5㎞였던 반면 이번에는 지하 23㎞로 훨씬 더 깊었다.

또 2011년 지진 중심부는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으로부터 단지 10㎞ 떨어진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주택이 듬성듬성 산재해 있는 시골이었다.

북섬 남단의 수도 웰링턴까지는 북쪽으로 약 200㎞, 크라이스트처치까지는 91㎞ 떨어져 있다.

두 지진 모두 많은 여진이 뒤따랐고 이번에는 규모 6을 넘는 것도 여러 차례 있었다.

결국, 이번 지진은 강도는 훨씬 컸으나 다행히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땅속 깊은 곳에서 발생해 지역의 피해는 훨씬 적었다.

발생 시각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한낮과 사람들의 활동이 정지된 한밤이라는 차이가 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14일 사망자 수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볼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호주 A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남섬 주민들의 지진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이번 강진에 이은 여진은 하루 뒤까지 이어져 15일 오전 7시(현지시간) 현재 860여 차례나 된다고 뉴질랜드 지진 감시기구 지오넷(GeoNet)은 전했다.

또 뉴질랜드 당국은 지진으로 외부와의 길이 차단된 카이코우라 지역으로부터 1천100명의 관광객을 공군 헬기를 이용해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또 북섬의 오클랜드에서 급파된 해군 함정은 16일 오전 카이코우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