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원 내 2번째 아시아계 의원, 첫 참전 여성의원
뇌졸중 타격 친한파 마크 커크 현역 의원 낙선


미군 헬기 조종사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를 모두 잃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태미 덕워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48·민주)이 상원 입성에 성공했다.

덕워스 의원은 8일(현지시간) 실시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54.4% 지지를 얻어 득표율 40.3%에 그친 현역 마크 커크 의원(58·공화)을 누르고 승리했다.

덕워스 의원은 미국 상원 내 2번째 아시아계 의원이자 첫 참전 여성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커크 의원은 개표 결과가 덕워스 의원으로 기울자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연설을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어 "덕워스 의원을 시카고의 유명 주점 '빌리 고트 타번'으로 초대한다"며 "캠페인 기간 벌인 치열한 경쟁을 평화롭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덕워스 의원은 승리 연설을 통해 "내가 절실한 도움이 필요했을 때 이 나라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사람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덕워스 의원은 여성 최초이자 아시아계 최초의 미 육군 헬기 편대장으로 2004년 이라크 전쟁에 참전, 블랙호크 헬기를 조종하다가 이라크군의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을 받아 두 다리를 모두 잃고 오른팔에 중증 장애를 입었다.

그는 부상 후 2년 만인 2006년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첫 도전했으나 고배를 들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리노이 주 보훈처장과 연방 보훈처 차장을 지낸 후 2012년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덕워스 의원은 2014년 재선에 성공한 지 4개월여 만인 작년 3월, 상원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는 동료 군인 브라이언 볼스비와 1993년 결혼한 지 21년 만인 2014년 12월 첫 딸을 출산했다.

공화당 중진 커크 의원은 연방하원의원 5선을 연임하고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주목받았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와 한인 입양아 여동생을 둔 친한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2년 1월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뇌졸중에 발목이 잡혔고, 재선 기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줄곧 각을 세우며 고군분투했다.

또 후보 토론 중 실언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전통적 '청색 주'(blue state) 일리노이 주에서 공화당에 빼앗겼던 '오바마 자리'를 되찾아 온 셈이다.

덕워스 의원은 선거기간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