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 투자해 34억원 주택 차지…관심 커지며 확산 추세

호주에서 주택 등 부동산을 복권식 추첨을 통해 일반에 판매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아직은 자선단체나 병원 등이 기부를 받는 식으로 확보한 주택을 활용, 자금을 더 많이 마련하는 방법으로 주로 쓰이고 있지만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400만 호주달러(34억원) 상당의 시드니 북부 해안가 주택을 놓고 벌인 행운권 추첨 결과 40살의 한 가장이 당첨의 행운을 안았다고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호주판이 13일 전했다.

제임스 버리라는 이 남성은 약 200 호주달러(17만원)를 투자해 유명 관광지 맨리 비치 인근의 방 4개짜리 3층 주택을 손에 넣었다.

바다를 그대로 마주한 이 집은 깨끗하게 개축돼 가구와 가전제품도 새로 갖췄다.

이번 추첨은 'RSL 아트 유니언'(RSL Art Union)이라는 단체가 퇴역군인 지원 자금 마련을 위해 실시했다.

행운권 1장당 5 호주달러(4천300원)에 판매했으며, 300만장 가까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버리는 "행운권을 산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며 "행운권 추첨을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행사 취지가 좋은 만큼 몇 장을 사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도 "행운권이 조기에 모두 팔렸다"며 입지가 좋았던 만큼 관심도 높아 자신들이 한 유사 행사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 간부인 트레이시 비숍은 "이전보다 많은 호주인이 주택 시장에 참여하는 하나의 기회로 복권식 추첨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에서도 이달 초 로열 멜버른 병원이 270만 호주달러(23억원) 상당의 주택을 복권추첨식 방법으로 주인공을 찾아 넘겨줬다.

병원 측은 환자 지원과 의학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이 방법을 이용했으며, 당첨자는 자신이 뽑혔다는 소식에 "장난인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지난 7월에는 남태평양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 있는 방 16개짜리 리조트를 내건 행운권 추첨이 실시됐고 호주 남성이 20년 이상의 소유권을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 리조트의 호주인 주인 부부는 16개 객실을 포함해 방 4개의 관리자 주택, 렌트용 차량 5대, 좌석 10개의 밴 차량 2대, 픽업트럭 1대, 리조트 레스토랑을 등을 내걸고 행운권 판매에 나섰다.

행운권 1장당 미화 49 달러(5만6천원)에 판매됐으며 5만5천명이 참여해 기대 이상이었다.

복권추첨식 주택 판매는 흥미를 유발하고 행운을 기대하는 동시에 설사 당첨되지 않더라도 행사 참여가 좋은 일에 보탬이 된다는 인식 아래 점점 확산하고 있다.

이런 판매를 계획하는 측도 시가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점차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공공단체 등이 기금 모금을 위해 종종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