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지켜 체면치레했으나 1961년 이래 최저 득표율
극우 독일대안당 7.8%로 구동독 지역에서보다는 부진

독일 서북부 니더작센주(州) 지방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이 1당을 지키고 극우당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고향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당에 패배한 기민당은 체면치레했지만, 50여 년래 최저 득표율을 보여 이 정당의 인기를 방증했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에 따르면 전날 구서독 지역인 니더작센에서 2천 명 넘는 자치의원과 단체장 등을 뽑기 위해 치른 선거 결과 중도우파 기민당은 34.4%,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31.2%, 녹색당 10.9%, 반유로·반이슬람 극우당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7.8% 순으로 잠정 득표율이 집계됐다.

기민당은 지난 4일 구동독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회 선거에서 19.0% 득표에 그쳐, 20.8%를 얻은 대안당에 2당을 내준 바 있다.

이 주는 인구가 160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주이지만 메르켈 지역구가 있어서 상징성이 컸다.

기민당은 그러나 이번에는 수위를 지켜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대안당은 주도인 하노버에서 10.1%를 얻은 것을 빼곤 대다수 지역에서 10% 미만의 지지를 받는 데 머물렀다.

대안당은 반난민 정서가 강하고 좌, 우 이념 지향의 정파에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구동독에선 인기가 높지만, 그와 반대인 구서독에선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 선거에서도 드러난 독일 정치의 더 큰 위기 징후는 주류 양대 중도정당인 기민당과 사민당의 퇴조다.

현재 인구 790만 명의 니더작센 지방선거 역사를 보면, 기민당이 이번에 받은 득표율 34.4%는 1961년 28.2% 이래 최저다.

또한, 사민당이 얻은 31.2%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선거 기록이 집계된 1946년 이래 최악이다.

녹색당은 또한, 창당 초기이던 1981년부터 이 선거에 참여한 이래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며 직전 5년 전에는 14.3%로까지 득표율을 끌어 올렸지만, 이번에 3.4%포인트나 하락하며 고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