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는 쪽으로 미국의 핵정책을 변경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이 한국과 일본에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상황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동맹국을 위한 신뢰할만한 억지력, 즉 핵전력을 미국에서 항상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언제나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 협력국을 위한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대통령의 목표를 진전시킬 추가적인 수단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정책 변경 가능성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에 의해 제기됐다.

로긴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에 핵정책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로 '선제 불사용'(No first use)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제 불사용'은 핵무기를 적국보다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또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관에게 핵 선제 불사용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시킨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정식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고,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정부는 다양한 계기에 핵우산을 비롯한 미국의 확장억제와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이 확고하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으리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의 토너 수석부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계획해 왔던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재검토하고, 안보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기 위할 추가 조치가 있는지 모색할 것이며, 전 세계적인 (핵무기)비확산체제를 더 강화할 방법을 추구할 것임을 계속 언급해 왔다"고 덧붙였다.

토너 수석부대변인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핵정책 변경 계획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우려를 표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