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테리사 메이 총리가 휴가기간에 총리직을 일부 대행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가 휴가 기간에 존슨 장관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가 해외에 머무는 동안 수석 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표준 관행이라며 필요한 경우 수석 장관이 긴급한 업무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 총리는 계속 직을 유지하며 진행 상황을 계속 보고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취임 후 첫 휴가를 남편과 함께 스위스 알프스에서 보내고 있으며 24일 복귀할 예정이다.

외교부 대변인은 "존슨 장관이 일상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 외국 출장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자유민주당의 팀 패런 대표는 "보리스 존슨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어린이를 위한 몸 개그 프로그램 진행자로 유명한) 처클 형제에게 (BBC 시사 프로그램인) 뉴스나이트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비꼬았다.

패런 대표의 이런 반응은 그가 그동안 보여온 기행과 막말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될 정도로 요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존슨이 외무장관에 임명됐을 때 유럽의 지도자와 언론들은 놀라움과 반감을 드러냈고, 이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나섰던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각국 지도자들에게 했던 막말을 해명하라는 요구를 받으며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기자 출신인 그는 2007년 칼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정신병원의 사디스트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차가운 눈빛을 가졌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또 여성·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영국의 트럼프'라는 별동도 얻은 존슨 장관은 지난 4월 영국을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부분적으로 케냐인"이라는 말해 물의를 빚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당시 찬성 진영에서 거짓 공약을 남발해 비판받고 물러났으며, 지난달 신임 외무장관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당시 발생한 뮌헨 총격 사건에 대해 범인의 신분과 동기가 확실히 알려지기 전 성급하게 테러로 규정해 비판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