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강력 부인…"공습한 곳은 반군 훈련소"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권 동맹군이 학교를 폭격해 어린이 10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국경없는의사회(MSF)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말락 샤헤르 MSF 대변인은 "예멘 북부 사다주(州) 하이단 지역의 쿠란 학교가 13일 (아랍권 동맹군의) 폭격당해 15세 이하 어린이가 죽거나 다쳤다"고 말했다.

MSF는 폭격으로 다친 어린이와 시신을 학교 인근 야전병원에 옮겼다.

사다주의 라지 지역에서도 이날 민가가 공습당해 어린이 4명과 이들의 어머니가 사망했다.

사우디와 국경을 맞댄 사다주는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근거지로, 아랍권 동맹군이 공습을 집중하는 곳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도 이 폭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지난주 예멘 전역에 걸쳐 무력 충돌이 가열돼 사상한 어린이의 수가 급증했다"며 "예멘 내전의 모든 당사자는 국제법과 전쟁 중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흐메드 아시리 사우디군 대변인은 AFP통신에 "동맹군이 공습한 곳은 반군의 훈련소였다"며 "반군은 어린이까지 병사로 훈련해 전투에 투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예멘 정부도 공습한 곳에 학교는 없다고 확인했다"며 "공습할 때 훈련소에 있는 병사의 나이를 구분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가 지지하는 예멘 정부와 반군은 잠정적으로 휴전하고 지난 석 달간 쿠웨이트에서 평화협상을 벌였으나 6일 결렬되면서 양측의 전투가 다시 격렬해졌다.

사우디의 예멘 공습과 관련, 유엔은 6월 반기문 사무총장 명의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내전 중 사망한 예멘 어린이 785명 가운데 사우디에 60%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아랍권 동맹군을 아동인권 침해 명단에 올렸다.

사우디와 일부 아랍 국가가 거세게 반발하자 반 총장은 한시적으로 동맹군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사우디가 이 과정에서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유엔의 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고 고백했다.

아랍권 동맹군엔 사우디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세네갈, 수단 등이 참가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