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얽매이지 않고 관계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일간 마닐라스탠더드투데이,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과 신뢰 구축 조치를 하면서 분쟁 사안을 별도로 논의하는 '투 트랙' 방식의 접근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의 '남중국해 특사'인 라모스 전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5일간 홍콩을 방문해 중국 외교부 부부장 출신의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 우스춘(吳士存) 중국 남해(남중국해)연구원 원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매우 호의적이고 고무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하며 투 트랙 방식을 통해 양국이 일부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같은 문제를 따로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영유권 분쟁의 해법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중국 측 인사와 라모스 전 대통령이 해양생태 보호, 긴장 완화, 어업협력 촉진, 마약퇴치 협력, 관광협력 확대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12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판결 이후 이뤄진 중국과 필리핀의 이번 비공식 접촉에서 양자 공식 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양국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공식 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대화 모드로 필리핀이 2013년 남중국해 문제를 PCA에 제소하면서 악화일로로 치달은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며 영유권 분쟁 해결의 물꼬를 틀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한 베니그노 아키노 전 정부와 달리 양자 대화 의사를 밝히며 중국과 남중국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특사로 라모스 전 대통령을 지명했다.

중국 정부는 라모스 전 대통령의 중국 베이징(北京) 방문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