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양자 구도' 전환…본선 레이스 점화

미국 대선이 7일(현지시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양자 구도로 압축되면서 사실상 본선 레이스로 전환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뉴멕시코,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 6개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몬태나와 노스다코타 주를 제외한 4개 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경선 초반부터 '힐러리 대세론'을 업고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버몬트)을 멀찌감치 앞서 나갔다.

가장 많은 546명의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오후 11시 20분 현재 개표율 36.8%의 상황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59.8% 득표율을 기록하며 39.1%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크게 앞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뉴저지 주에서 63.3%, 뉴멕시코 주에서 51.5%, 사우스다코타 주에서 51.0% 득표율을 각각 기록하며 샌더스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막판까지 투혼을 발휘한 샌더스 의원은 노스다코타와 몬태나 주에서 승리를 챙겼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그러나 이날 경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슈퍼 대의원을 포함해 본선 진출에 필요한 대의원 수 과반인 '매직넘버'를 달성해 후보 지명을 확정한 데 이어 이날 뉴저지에서 승리하자 경선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저녁 뉴저지 주 경선 승리 직후 뉴욕 주 브루클린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당신들 덕분에 우리는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역사상 여성이 주요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늘의 승리는 누구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세대에 걸쳐 투쟁하고 희생하고 이 순간을 가능하게 만든 여성과 남성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경쟁 후보들의 하차로 일찌감치 공화당 후보 지명을 확정 지은 트럼프도 공화당 경선 마지막 날인 이날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뉴저지와 뉴멕시코, 몬태나, 사우스다코타에서 승리했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북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웨스트체스에서 한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공화당인지 민주당인지가 아니라 누가 이 나라를 이끌지에 관한 것"이라며 샌더스 지지자들에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이날 경선 승리를 확정한 이후 서로를 겨냥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해 사실상 본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는 단순히 멕시코 국경뿐만 아니라 미국인들 사이에 벽을 세우려고 한다"면서 "트럼프는 우리가 대변하는 모든 것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저명한 판사가 멕시코 혈통이어서 제대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도 클린턴 전 장관의 공직남용 및 부정축재 의혹을 제기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부를 마치 개인 헤지펀드처럼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과 그의 남편(빌 클린턴)은 자신들의 개인 축재 정치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면서 "(국무부 관리들에 대한) 접근권과 이권, 정부계약 등을 팔아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를 챙겼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