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크게 흔들리는 지진은 처음이다."

14일 밤 일본 남부 규슈(九州) 지역을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과 이어진 여진에 현지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지진이 강타한 구마모토(熊本)현의 곳곳엔 깨진 유리창 파편과 벽에서 떨어져 나온 벽돌들이 널려있었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주민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진동", "깜짝 놀랐다"며 몸서리쳤다.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菊陽町) 사무소(읍ㆍ동사무소에 해당)에 있던 여성 직원은 "처음 느끼는 큰 진동에 야근하던 직원들은 책상 아래로 모두 몸을 피했다"며 "주변의 서류가 떨어져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직원은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고, 긴급 회의를 열기 위해 전 직원들에게 소집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구마모토시 주오(中央)구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한 남성 점원은 "갑자기 점포가 크게 흔들리며, 진열대에 있던 상품들이 떨어졌고 유리병들은 깨졌다"며 "다행히 부상을 당하진 않았다.

단전이나 단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패밀리마트 편의점의 남성 점원(46)은 "휴대전화에서 긴급지진속보가 울리자 마자 덜컹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좌우로 흔들렸다"며 "손님들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으로 규슈 지역에서 신칸센(新幹線)의 운행이 일시 정지됐고, 고속도로 운행도 한때 정지됐었다.

구마모토현에서 일부 가옥이 무너졌고 마시키마치(益城町)에서는 화재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진 발생 1시간 이상이 지나도록 피해 상황은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야간에 발생한 만큼 피해 상황 확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구마모토현 경찰은 지진 발생 1시간 가량 지난 시점에서 무너진 벽돌 등에 사람이 깔렸다는 신고는 10건 전후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구마모토현에 있는 규슈전력의 센다이(川內)원전, 겐카이(玄海)원전 원자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강진 발생 이후 총리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하고 피해상황을 확인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상황을 파악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지진 피해자의 구명, 구조를 최우선적으로 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