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을 이양하되 관리감독은 놓지 마라' 강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화법이 인터넷에 빠르게 유포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정부공작보고에서 '간제번가(簡除煩苛) 금찰비법(禁察非法)'이라는 후한서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백성을 번거롭게 하는 제한과 속박을 없애라는 의미다.

정부 관리들이 가벼이 백성에 피해를 주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 것이다.

리 총리는 인민대중이 이를 통해 더욱 평등한 기회와 더 큰 창조의 공간을 얻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한서의 성어는 리 총리가 직접 업무보고에 가필한 내용으로 전인대 대표위원들의 열띤 박수를 받으면서 인터넷에 빠르게 회자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정부공작보고에서 줄이다는 의미의 '감'(減)과 간소화하다는 의미의 '간'(簡)을 모두 35차례나 사용했다.

이는 작년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사용한 리 총리의 화법이 한층 심화발전된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리 총리는 작년에는 '큰 도는 지극히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권력이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大道至簡 有權不可任性)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간정방권, 방관결합'(簡政放權,放管結合)을 특별히 주문했다.

권한을 하위단위로 이양하되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완전히 놓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기능이 바뀌어야 하며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행정심판사항을 과감히 줄이고 권한이양이 적절한 수위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감권'(減權·권한 감축)과 '한권'(限權·권한 제한) 사상이 리 총리의 업무보고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지난 한해 정부공작에서도 '홍수가 밀려드는' 식의 강력한 처방은 없었으며 구조적 개혁 추진과 '간정방권, 방관결합'을 통해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개혁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간정방권'과 창조적인 감독관리방식이 부패가 서식할 수 있는 토양을 제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헌법과 법률을 엄정히 준수하라면서 법치를 정부공작에 운용하는 것을 잊지 말고 '법에 정해진 직책을 다하고 법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은 행사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