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 성명에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안이 포함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영국 재무부는 이미 대기업들을 상대로 유럽연합(EU) 잔류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것을 부추기는가 하면 중앙은행에는 EU 회원국 지위가 주는 경제적 실익을 제시할 것을 압박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도 지지 발언을 해줄 것을 설득한 바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EU 잔류 국민투표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EU 잔류에 대한 글로벌 지지를 모색하는 것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2014년 스코틀랜트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에 느리게 대응한 것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에 맞춰 25일 열린 영국과 중국 양자 회담에서 중국측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공동 성명의 문안 작업에 참가하는 G-20 실무관계자들은 최종문안에 브렉시트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G-20 참가국 관리는 "영국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 재무부의 본부 관리들은 브렉시트가 최악의 경우에는 글로벌 금융안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식의, 비교적 직설적인 언급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영국 대학의 경제학 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5%가 브렉시트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보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브렉시트가 "제반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오스본 재무장관을 거들어주었다.

그는 "불확실성은 본질적으로, 자체적으로 나쁜 것이며 경제 주체들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아무도 투자하지 않고 고용하지 않으며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크리스 그레일링 하원 원내대표 등 보수당 각료 및 주요 인사 6명과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 등은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영국은 EU를 벗어나도 경제적 번영을 누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오스본 장관이 주도하는 지지 캠페인을 호들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