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만 9개월짜리 대장정…CNN 방송도 "말도 안 되는 투표제도"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의 9개월 대장정이 시작됐다.

미국 대선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투표 기간이 길고 그 과정을 상당수 자국민마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다.

이날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막을 내린 뒤 미국 CNN 방송은 "미국의 투표 제도가 말도 안된다"는 제목아래 복잡한 미국 대선 과정을 설명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미국 대선은 민주, 공화당이 대선후보를 각각 선출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까닭에 기간이 길다.

양당은 2월에 차례로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시작으로 후보 선출하는 예선에 들어간다.

선출된 두 후보가 맞대결하는 본선(선거인단 선거)은 여름, 가을을 지나 9개월 뒤인 11월 8일에 사실상 마무리된다.

후보들은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1년 정도 전에 출마 선언과 함께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각 경선지를 겨냥한 선거운동을 조직한다.

미국에는 선거운동 기간이 법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그 기간이 길어 선거자금이 많이 드는 게 특색일 뿐만 아니라 선거자금을 쓰는 데 법적인 제한도 없다.

민주, 공화 양당이 대권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은 각 주가 선택한 투표 방식에 따라 코커스, 프라이머리로 나뉜다.

코커스, 프라이머리는 대권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을 선택하는 절차다.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서 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일반적인 선거에 가깝다.

코커스에서는 당원 유권자들이 기초선거구마다 설치된 학교, 교회, 강당에 집결해 오랜 토론을 거쳐 지지할 후보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27개 주가 프라이머리, 23개 주가 코커스를 예비선거로 실시하고 있다.

경선 결과를 두고 대의원(전체 민주 4천764명·공화 2천472명)을 분배하는 방식은 각 주와 정당마다 달라 복잡하다.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이 분배되는 곳도 있지만 최다표를 얻은 후보가 전체 대의원을 모두 차지하는 곳도 있다.

이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민주당은 공화당과 달리 득표율 15%에 미달한 후보를 택한 당원에게 후보를 다시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한 선거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후보가 투표 결과를 두고 논쟁이 붙어 대의원 1명을 두고 규정에 따라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기선제압의 의미가 있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 이어 3월 첫 화요일에는 무려 13개 주에서 코커스나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여기서 판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 동시다발 경선을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라고 부른다.

당내 경선 승리자의 윤곽은 늦봄이면 드러나지만 대권 후보는 경선이 끝나고서 열리는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확정된다.

선출된 후보를 추인하는 형식적 절차인 전당대회는 민주당은 7월 25∼28일 필라델피아, 공화당은 6월 18∼21일 클리블랜드에서 개최한다.

미국의 대통령은 11월 첫째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에 열리는 본선, 선거인단 선거에서 결정된다.

각 주에서 열리는 이 선거는 그 주의 선거인단이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다.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으로 최다 54명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부터 3명씩을 보유한 버몬트, 델라웨어, 워싱턴DC까지 각각 규모가 다르다.

민주, 공화당은 한 표라도 많은 표를 얻은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그 때문에 국민투표에서 더 적은 지지를 받고도 대통령에 선출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같은 사례도 나올 수 있다.

선거인단이 실제로 표를 행사하는 공식 대통령 선거는 12월 둘째 수요일 이후 첫 월요일에 열리는데 이는 이미 선출된 대통령을 확인하는 형식적 절차일 뿐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