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코치가 소년을…'미국판 도가니' 충격
미국 유명 대학 미식축구(풋볼) 전직 코치가 10대 소년들을 장기간 상습 성폭행했다는 의혹으로 이 대학 총장과 감독이 전격 해고됐다. 피해 소년들이 가해자가 세운 자선재단의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미국판 도가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식축구부 전직 수비코치인 제리 샌더스키(사진)가 최소 15년간 학생 8명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샌더스키는 1999년까지 이 대학에서 코치로 재직했고 자신이 세운 자선재단에서 만난 불우한 처지의 소년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학풋볼의 '전설'도 감독직을 잃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이사회는 이날 조 패터노 감독과 그레이엄 스패니어 총장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대학풋볼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감독 경력 46년의 베테랑인 패터노는 전날 2011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내 생에서 가장 슬픈 일"이라며 "피해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의 미온적 대응도 비난받고 있다.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샌더스키가 2002년 이 대학 풋볼팀 샤워장에서 10세 소년을 성폭행하는 것이 목격됐지만 대학 측은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샤워장 출입 열쇠를 뺏는 데 그쳤다는 것.당시 성폭행 사실을 보고받은 학교 직원 2명은 위증죄로 기소됐다. 대학 측은 11일 뒤늦게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자체 조사키로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