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리는 영국 왕실의 결혼식에 유럽국가들 중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는 스위스다.

우선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장소가 바로 스위스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2006년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에 보도된 윌리엄과 케이트 두 사람의 첫 공개적인 입맞춤 사진은 바로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클로스터에서 촬영된 것이다.

클로스터는 매년 1월 말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열리는 다보스의 옆 마을로, 영국 왕실은 40년 넘게 부활절 연휴를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베른 주재 영국대사관은 수많은 스위스 국민들로부터 윌리엄-케이트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는 이메일과 카드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럴린 헬브링 주 스위스 영국상공회의소 관리국장은 "두 나라는 전혀 다른데도 상호 이해와 호의적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스위스에서는 누구나 윌리엄과 케이트를 알고 있고, 신문과 잡지도 두 사람의 결혼 얘기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취리히에 있는 영국 치즈센터와 영국계 서점의 매출도 결혼 발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취리히의 영어서적 및 문구류 매장인 오렐 푸슬리의 매장 관리인 닉 쇼프는 왕실 결혼 장면이 그려진 머그컵과 인형, 식탁용 티 타월 등이 많이 팔리고 있고, 태양광 전지를 장착해 하루 종일 손을 흔드는 영국 여왕의 인형이 가장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스위스 화장품 제조업체 카린 허조그는 왕실의 신부 케이트가 대학생 시절부터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작년 11월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 매장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고, 4월 들어 스위스에서만 매출이 20%나 늘었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뿐만 아니라 스위스와 영국 두 나라 국민들은 전혀 다른 전통과 문화에도 불구하고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 휴양지 생 모리츠를 처음으로 찾은 것은 영국인 관광객들이었고, 현재 2천 개 이상의 스위스 기업들이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189억 스위스프랑(23조4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