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직원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경쟁업체에 팔아넘긴 사실이 밝혀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17일 T-모바일의 직원이 거액을 받고 고객 수천 여명의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정보 유출이라고 보도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계약 만료 시점 등이 포함돼, 경쟁업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T-모바일 고객들에게 자사의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판촉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보감독위원회(ICO)는 이런 개인 정보 불법 거래가 이동통신사 간 '제로섬' 경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그레이엄 ICO 위원은 판촉 전화를 받은 고객들 역시 자신도 알지 못했던 이동통신사 계약 만료 시점을 누가, 왜, 어떻게 알고 접근해왔는지를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ICO는 그러나 정보를 사간 경쟁사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T-모바일 대변인은 최근 회사를 떠난 한 직원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똑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ICO가 이번 사건을 공개한 것에 대해선 당혹감을 표시하면서 "오늘까지도 법적 문제를 위해 이 문제를 비밀에 부쳐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영국 T-모바일은 1천66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현행법에 따르면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하면 벌금형에 처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2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