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 연속 이익이 급증하며 성장해온 일본의 게임업체 닌텐도가 올들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닌텐도는 올 상반기(4~9월) 순이익이 695억엔(약 9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448억엔)보다 50% 이상 급감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당초 전망치였던 1000억엔을 크게 밑도는 규모다. 닌텐도는 이에 따라 올 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 순이익도 전년대비 18% 줄어든 23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닌텐도의 이익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 들기는 6년만이다.

승승장구하던 닌텐도의 실적이 꺾인 것은 올들어 경기침체로 '위(Wii)' 게임기의 판매가 부진한데다 인기 게임소프트웨어도 없었던 탓이다. 지난 6~7월중 스포츠 · 리조트 게임소프트웨어 시판에도 불구하고 게임기 위의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1010만대에서 575만대로 50% 가까이 급감했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스포츠 리조트가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게임기 판매를 높여줄 대표 소프트웨어로는 부족했다"며 말했다.

이에 따라 닌텐도의 상반기 매출은 5481억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위는 3년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줄곧 닌텐도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닌텐도는 위 게임기의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자 게임기 가격을 최근 20% 내렸다. 또 올해 전체 판매 목표를 기존 260만대에서 200만대 가량으로 줄였다.

한편 닌텐도는 게임기 DS보다 스크린이 1.6배 큰 신형'DSi LL'를 내달 21일부터 시판하기로 했다. 가격은 대당 2만엔(26만원)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