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성, 처음으로 콘돔선호율=피임약선호율

안전한 섹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콘돔이 피임약을 따라잡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영국 국립통계청은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피임방법을 조사한 결과, 영국 여성 4명 중 1명이 성관계시 콘돔을 선호한다고 답해 피임약 선호비율과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8년 전 동일한 조사에서 콘돔을 1순위로 꼽는 비율은 20%였으나 5% 증가한 것이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성 기능을 가진 남성 응답자의 34%도 지난해보다 올해 콘돔 사용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경구피임약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콘돔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년 새 갖가지 피임약이 넘쳐나면서 오히려 여성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고, 클라미디아 감염증, 임질, 매독 등 성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면서 안전한 섹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콘돔 제조사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높아진 인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조사들은 깜찍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고안하는가 하면 지갑에 안전하게 넣어 다닐 수 있는 포장으로 고객들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콘돔제조사인 듀렉스는 콘돔뿐만 아니라 윤활제 및 진동기의 판매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가 지난해 10%에서 올해는 27%로 껑충 뛰어올랐다.

더 타임스는 가까운 미래에는 콘돔 시장을 위협할 만한 강력한 라이벌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용 콘돔의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고, 새롭게 등장한 성기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맞춤용 콘돔인 '스프레이-온' 콘돔도 아직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통계청의 이번 조사가 임플란트 피임법이나 주사피임제와 같은 다양한 피임법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가족계획 협회의 나티카 하릴은 "가능한 피임법만 해도 15개"라며 "여성들은 이 모든 피임법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