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속 예수의 시신을 감쌌던 것으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사진)를 재현해 가짜임을 입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한 단체는 과학자들이 14세기에 활용 가능했던 재료와 방법으로 수의를 재현했다며 이는 '토리노의 수의'가 중세시대 위조품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리노의 수의에는 십자가에 못박혀 피를 흘리는 사람의 형상이 남아 있는데 신봉자들은 부활 당시 예수의 이미지가 천에 찍힌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과학자들은 1988년에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사용해 이 수의가 13~14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지만 사진술이 발명되기 수세기 전 희미한 갈색으로 퇴색한 음화(피사체와는 명암관계가 반대인 사진의 화상)가 어떻게 천에 찍혔는지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논쟁이 이어져왔다.

이번 실험을 이끈 루이기 가를라스첼리 파비아대학 교수는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재현과정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토리노의 수의와 같은 기술로 직조된 리넨을 오븐에서 그을려 인위적으로 낡게 만들고 이를 물에 세척했다. 그 다음 얼굴 모양을 복제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학생에게 천을 걸치고 당시 잘 알려진 안료인 붉은 황토로 문질렀더니 이미지가 천에 찍혔다는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