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유전학, 뇌과학, 생물학 등의 발달 덕분에 그동안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시각장애인의 시력회복이라는 목표가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바버라 캠벨(56)은 10대 때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고 30대에는 눈병을 앓으면서 조금 남아있던 시력마저 완전히 상실했다.

소리 나는 컴퓨터를 통해 독서를 해야 했고 지팡이가 없으면 뉴욕시내 외출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요즘 요리할 때 부엌에서 조리기구를 알아볼 수 있고 거울도 볼 수 있다.

컴퓨터 모니터가 켜있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3년 간 미국 국립눈연구소의 인공망막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눈에 전극을 이식하고 허리에 비디오 프로세서를 찬 덕분이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거주하는 린다 모푸트(65)도 12년 간 암흑 속에서 살아왔지만, 농구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질 수 있고 손자들과 함께 거실에서 뛰어다닐 수 있으며 교회에서 설교자가 어디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인공망막 프로젝트는 환자가 쓴 안경에 달린 작은 카메라가 이미지를 인식해 비디오 프로세서에 보내면 프로세서는 이를 빛과 어둠으로 변환해준다.

이를 눈에 이식된 전극에 전달하면 전극은 시신경을 통해 이를 뇌까지 전달해 영상의 모습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캠벨이 차고 있는 인공망막은 전극이 60개뿐이어서 불빛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희미한 영상만 제공할 수 있지만, 이를 200개나 1천개로 늘리면 독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극 수가 너무 많으면 망막 신경이 타버릴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전극 수를 제한해야 한다.

지금 60개짜리 전극의 인공망막은 비용이 10만달러에 달하지만 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소는 인공망막 외에도 몇 가지 시력회복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희귀한 유전병으로 손상된 시력을 회복하는 유전자 치료법이나 줄기세포 연구 등도 포함돼 있다.

미국에서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해 40세 이상의 인구 330만명 이상이 안경을 쓰거나 수술을 받아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시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황이며, 30년내에 그 숫자는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현재 이런 인구가 1억6천만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눈연구소의 시신경 과학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오버도퍼 박사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는 분명히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