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한글(Hangul)이 한국의 최신 수출품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한글이 해외 각국에 도입되고 있는 사례를 전하며 소리 문자로서 한글의 우수성을 집중 보도했다.

WSJ은 11일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거주지인 부톤섬에서 토착어를 지키기 위해 한글을 차용해 쓰는 ‘한글섬’ 사연을 소개했다.서울대학교 이호영 교수 등 언어학자들이 자체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들이 소리 문자인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제작해 배포함에 따라 한글의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WSJ은 전했다.부톤섬 주민들은 3500마일이나 떨어진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소리나는대로 적을 수 있는 한글을 사용해 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의 문화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부톤섬 최대 도시인 바우바우시의 아미룰 타민 시장은 “찌아찌아어가 한글을 통해 후대에 계승될 수 있어 기쁘다”며 “한글 사용을 넘어 아시아 경제강국인 한국과의 교류 강화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11월 바우바우시 정부 관리들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들을 탐방하고 관광개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NYT는 훈민정음학회를 창설한 이기남 여사가 해외에 한글을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사연을 집중 보도했다.2007년 서울대 언어학과 김주원 교수 등과 공동으로 훈민정음학회를 만든 이씨는 네팔 몽골 베트남 중국 소수민족 등 자체 문자가 없는 지역에 한글을 배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그는 “국경없는 의사회처럼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할 마땅한 문자가 없는 세계 각지에 한글을 보급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한국인들이 1446년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최근에는 소리 문자의 특성을 활용해 한글의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