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추진-대화 모색..투트랙 전략 공개 제안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9일 "북한이 중대하고 불가역적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명백히 했다"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와 회담을 마친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다만 (이를 위해) 북한이 정말로 첫번째 취해야할 조치 가운데 일부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재 추진과 대화 모색을 병행하는 미국 정부의 '투트랙 전략'을 소개했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행동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대가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유엔 결의와 함께 (북한에 대한) 양자, 독자적 제재가 있었으며 우리 대통령은 북한의 핵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북한이 협상장에 복귀하길 원할 경우 문은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5자 협의'와 관련, "한.미 양국은 적절한 시점에 5자회동이라는 대안을 모색해왔지만 그런 회동을 갖기 위해서는 준비가 있어야 한다"면서 "(내주 ARF가 열리는) 태국 푸껫에서 그런 것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다만 5자협의라는 구체적인 형태가 아니더라도 "모든 관련국이 태국에서 곧 서로 협의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게 양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그는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외교적 방안과 관련해 다음에 취할 수단들에 대해 파트너들과 협의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5자회동(5-party meeting)이 타당하며(make sense) 이를 위해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태국 푸껫에서 이른바 5자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의 상황에 따라 양자 또는 다양한 형태의 다자간 북핵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차관보간 회담의 의제에 대해 캠벨 차관보는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양자 이슈에 대해 점검했으며 지난 수개월간 이뤄진 진전에 만족한다"면서 "향후 수개월동안 어떻게 함께 일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상황계획(game plan)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동맹을 비롯한 양자 현안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20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캠벨 차관보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만나 북한의 내부 동향에 대한 평가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방한에 앞서 16∼18일 일본을 방문했으며 방한 뒤에는 태국 방콕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22∼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 회담에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수행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김승욱 기자 lwt@yna.co.kr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