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이 세계 3대 철광석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 직원 4명을 전격 체포한 사건과 관련, 호주 일부 언론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구금을 승인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발레, BHP빌리턴과 함께 세계 3대 철광석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의 상하이 주재 직원 4명은 지난 5일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호주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와 관련, 13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후 주석이 개인적으로 리오틴토 직원의 구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5일 중국 국영 알루미늄 업체 차이날코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 리오틴토가 BHP빌리턴과의 합작을 발표한 후부터 리오틴토에 대한 공안당국의 조사가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두 호주 철광석 업체의 합작이 중국의 수입 가격 교섭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며 반독점법을 적용시키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직원 구금은 보복차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항간의 '중국 보복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체포된 리오틴토 직원들이 그동안 중국과 철광석 가격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체포가 가격 협상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오틴토는 이미 한국 중국 대만의 제철회사들과 33%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2009~2010년 철광석 가격 협상을 완료했다. 반면 중국은 40~45%의 할인폭을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리오틴도 직원 체포와 관련된 호주의 외교적 접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중국 정부가 호주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으며 리오틴토 직원들을 조기에 석방할 것 같지 않아 사태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교통상부장관은 "중국은 국제사회의 사업 관행과 국제적인 시각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구금된 직원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린제이 태너 호주 재무장관은 후 주석의 '연루설'과 관련, "리오틴토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후 주석이 승인했다는 보도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한편 리오틴토는 억류된 직원들의 국적이나 지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구금 이유 또한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 신문들은 체포된 4명의 직원이 리오틴토의 상하이사무소 영업담당으로,3명은 중국 국적이며 1명은 호주인이라고 보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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