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 친구와 통화 "김정일이 내 팬이라면.."

최근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접촉을 통해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2명의 석방을 모색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의 친구이자 공연기획자인 고담 초프라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잭슨이 숨지기 3주 전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에 대해 걱정하면서 이들의 석방을 위해 자신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로라 링과의 친구이기도 한 초프라는 잭슨이 당시 전화 통화에서 억류 여기자들의 신병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혹시 나의 팬이라면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내가 도울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잭슨은 인터넷을 통해 김 위원장의 몇몇 사진을 봤다면서 "그가 즐겨 입는 의상이 내 옷과 비슷하다"고 말해 김 위원장이 자신의 팬일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며, 이를 통해 여기자 석방을 위해 자신이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초프라는 당시 잭슨의 이 말을 듣고 웃었지만, 군복 스타일의 재킷을 즐겨 입는 잭슨과 김 위원장의 의상이 유사하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초프라는 잭슨에게 핵 문제를 비롯해 북한을 둘러싼 정치ㆍ외교적 상황을 들어 곤란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잭슨이 "누군가가 좋은 일을 하고자 한다면 그런 문제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여기자들을 도울 방법을 알아봐 달라며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초프라는 자신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겠노라고 말하고 대화를 끝냈으나 3주 후 잭슨 사망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초프라는 10일 CNN 방송에도 출연, 잭슨과의 이러한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