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흡연국인 그리스가 내달 1일부터 공공 실내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할 예정이지만 법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유럽연합(EU)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는 인구 40% 이상이 흡연을 하며 직장에서 10명 중 6명이 담배연기에 노출돼 있는 등 유럽 최대의 흡연국이다.

새 금연법은 모든 공공장소와 공항, 택시 및 버스 등과 같이 다중이 이용하는 사적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을 어길 경우 개인은 500유로(원화 약 9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사업체는 처음 어길 때 1천 유로부터 시작해 점점 올라가 3번 적발 시는 3개월간 술이나 담배 판매를 금지당할 수 있고 4번째는 영업허가가 취소된다.

이와 관련 신발가게 직원인 엘리자벳 바실레이어도우(55)는 "건강을 위해 금연법이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그리스인들을 길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그리스 당국은 그동안 병원과 사무실에서의 금연과 식당, 술집 주인들에게 흡연구역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대부분 무시되어 왔다.

술집과 식당 주인 및 이 분야 노조들은 금연법이 사업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통역사인 흡연자 나프시카 샤랄아비도우(39)는 "금연법이 시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절대 반대"라며 "나는 끊을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때 언제든지 피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담배저지를 위한 유럽 네트워크'의 코넬 라두 정책 간사는 "법은 아주 좋다.

하지만 그리스 당국이 실제 단속을 하고 벌금을 부과해야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에서는 흡연 관련 질병으로 해마다 2만여 명이 사망하고 흡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29억7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네 로이터=연합뉴스) jo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