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4일 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렸다. 중국의 인권 문제 제기를 자제해온 미국은 톈안먼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등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지련회)' 주최로 열린 이날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은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중국 정부에 톈안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재평가와 복권을 요구했다. 지련회 측은 이날 촛불집회에 수만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관련자들의 연설,톈안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강경진압을 거부했다가 실각한 자오쯔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육성 녹음 청취,1989년 출생한 젊은 학생들의 '청년선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홍콩 대학생들은 집회 시작까지 64시간 릴레이 단식을 벌이기도 했다. 홍콩 시민 8000여명은 지난달 31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톈안먼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가진 뒤 홍콩 정부청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베이징에선 톈안먼 광장에 대한 경비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대규모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전날 톈안먼 민주화 사태 때 사망했거나 실종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성명을 통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진보를 이루고 있는 중국은 과거의 어두운 사건들을 공개적으로 조사하고 목숨을 잃거나 구금 또는 실종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워싱턴=김홍열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