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통령 선거전이 점차 열기를 더하면서 온건 개혁파 후보로 나선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부인이 '이란의 미셸 오바마'라고 불리면서 이란 유권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4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최근 열린 대통령 선거운동 집회에 수천명의 관중이 모여들어 열광했다.

이날 집회 장소를 메운 귀청이 터질듯한 호응은 대통령 후보 무사비보다는 그의 아내 자흐라 라흐나바르드(64)를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부인 미셸에 대한 비유는 남편의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라흐나바르드의 역할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이란 대통령 선거에 아내를 선거운동 정면에 내세운 후보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무사비가 어디를 가든 라흐나바르드는 그 근처에 있다.

1만2천명의 군중이 몰려든 아자디 경기장에 라흐나바르드의 연설을 들으러 온 샤키바 샤케르호세이에는 "우리는 그녀를 보면서 '우리도 미래에 그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작가이자 교수인 라흐나바르드는 집회에서 "나는 말하고 쓰고 생각할 자유가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임기 동안 '사라진' 자유의 회복을 요구했다.

무사비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록색으로 차려입은 군중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고, 노래하고 북을 치면서 그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대다수는 젊은 유권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세 자녀를 둔 무사비의 아내 때문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여성인 사그하르 쿠헤스타니는 "이란 여성들의 지위에 정말 화가 난다"면서 "무사비의 아내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총리를 역임한 무사비는 내달 12일 열릴 선거에서 강경노선인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에게 위협적인 경쟁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는 1980년대 이라크전 기간에 이란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신뢰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