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달라이 라마 문제로 취소됐던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정상회담이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정치적 이슈보다 무역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8일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를 대표로 하는 중국 대표단은 EU 측에 첨단산업 제품의 대중 수출규제를 풀고 반덤핑 관세 남발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EU 측은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달 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중 · EU 고위급 경제회담에서 양측은 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번 회담이 중 · EU 관계 복원이라는 정치적 이슈를 갖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무역 분쟁 해결과 국제 경제시스템의 재건 등에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EU는 작년 말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요구로 취소됐었다. 당시 EU 순회의장국이었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데 대해 중국이 항의의 표시로 회담을 전격 취소했었다.

한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