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상원의원 도전후 `변절' 관측

내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가 중도노선을 견지함에 따라 최근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과 같은 전철을 밟는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크리스트 주지사는 12일 주지자 재선고지에 도전하지 않고 공화당의 멜 마르티네즈 상원의원이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공석이 될 상원의원에 출마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크리스트는 주택 차압건수가 급증하고, 실업률도 75년 이후 최고에 달할 정도로 플로리다주의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취임한뒤에도 60% 이상의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어 내년 중간선거 전망이 어두운 공화당 입장에서는 상당한 원군을 만난 셈. 공화당 상원 선거대책위원장인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과 미칠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즉각 그의 상원의원 출마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플로리다주는 작년 대선에서 비록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이고, 크리스트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본선에 진출할 경우 당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제는 공화당내 경선.
공화당 강경파들은 크리스트 주지사가 친환경정책을 지지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중인 경기부양정책을 적극 지지한 점 그리고 진보적 색채의 정책을 지지한 점을 지적하며 `무늬만 공화당'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골수 공화당원들은 그가 낙태에 반대하고, 총기규제에도 반대하는 등 일부 핵심 정책에서는 공화당 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원 의원에 당선되면 알렌 스펙터 의원처럼 변절의 길을 걸을 수도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은 분석했다.

현재 크리스트 주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쿠바계 이민자의 후손이자 확고한 보수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전 플로리다주 하원의장과 일합을 겨뤄야 한다.

루비오 후보는 특히 크리스트의 출마선언이 나온 직후 유튜브에 그가 오바마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당은 진정한 공화당원을 선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리스트의 공화당관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루비오 후보는 특히 플로리다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어 당내 경선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도 상원의원 출마를 고려하다 접었던 만큼 당내 경선은 전.현직 주지사간 대리전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현재 알 프랑켄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미네소타 연방 상원의원 선거의 최종 발표가 미뤄지면서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물리치고 독자적인 법안 처리가 가능한 '슈퍼 60석'에 한석 미달하는 사태가 계속됨에 따라 여차하면 플로리다주 상원선거에 당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 따라 크리스트 후보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상원선거대책위원회는 이미 주도인 탤러해시에서 플로리다의 경제난과 예산 삭감 등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크리스트 주지사가 안팎의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