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홍콩 정부는 1일 홍콩에서 처음으로 감염환자가 공식 확인되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299명이 사망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홍콩으로서는 신종플루의 `상륙'을 막기 위해 어느 나라보다도 심혈을 기울여 왔으나 기어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이날 저녁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자 마자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會蔭權) 행정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 확인 사실과 함께 향후 대책을 발표한 것만 봐도 홍콩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창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감염환자는 멕시코인 남성"이라고 밝힌 뒤 곧바로 경보수준을 `위험' 수준에서 `비상'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03년 사스사태 이후 바이러스성 질병에 철저하게 대비해 왔기 때문에 시민들이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게 홍콩 정부의 설명이다.

이미 공항과 항만 등을 통해 홍콩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체온 측정기를 동원해 검사를 한 뒤 조금이라고 이상징후가 있는 입국자에 대해선 정밀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한 사스사태를 극복한 `노하우'를 활용해 `클린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민.관 합동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첫 감염환자가 홍콩인이 아니라 중국을 거쳐 입국한 멕시코인으로, 홍콩에 도착한뒤 얼마되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와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신종플루의 확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홍콩 보건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창 행정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패닉상태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모든 사회활동이나 전시활동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학교에 대해서도 휴교령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의 멕시코인 남성이 4월30일 밤 홍콩에 도착한 뒤 홍콩섬 완차이지역의 한 호텔에 투숙했던 점을 감안할 때 `2차 감염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홍콩 보건당국은 멕시코인 남성인 투숙했던 호텔에 방역라인을 설정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