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순방 마무리, 미군 상대로 연설.무공훈장 수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유럽순방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불시에 이라크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편으로 이날 오후 4시42분(현지시간) 바그다드에 도착, 레이먼드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의 영접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런던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이어 프랑스와 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체코와 터키 방문을 끝으로 유럽순방을 마무리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날 예정에 없던 이라크 방문에 나섰다.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6주년을 앞두고 차량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오바마의 이번 이라크 방문은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문이며, 앞서 대선후보와 상원의원 시절까지 합치면 3번째로 이라크를 찾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증강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이라크보다는 아프간을 먼저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에 대해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순방 일정의 마지막 기착지인 터키에서 지리적으로 아프간보다 이라크가 더 가깝기 때문에 이라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주둔한 캠프 빅토리를 방문, 1만4천여명의 미군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무공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바그다드 내 미군의 특별경계구역인 `그린존'을 방문하려던 계획은 날씨가 나빠 취소됐으며 이 때문에 이라크의 누리 알-말라키 총리와 잘랄 탈리바니 대통령과 면담 계획도 전화통화로 대체됐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이라크 방문이 현지에 주둔한 미군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는데 역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귀국길에 아프간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