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시아 관계 개선에 전제조건 지적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해빙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한 안보 전문가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동유럽 우방에 대해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충고는 5일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회의에서 나토-러시아 고위급 대화 재개 등 관계 정상화 합의가 이뤄지고 미-러시아 외무장관 회동이 예정된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마셜기금(GMF) 브뤼셀 사무소의 '대서양 양안 센터' 소장이자 전략 기획 책임자인 로널드 애스무스는 6일자 WSJ 기고문에서 "나토가 현재 두 가지 핵심 이슈에서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러시아와의 문제, 즉 나토의 (동유럽) 확장 문제"라고 운을 뗐다.

애스무스는 "미국의 우방들이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나토 내에서 유대감이 더 공고할수록 러시아와 더욱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의 일환으로 "미국은 유럽 우방들의 대(對)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으며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천연가스 독점자에 맞설 필요가 있다"라고 충고했다.

애스무스는 그러면서 "EU의 (경쟁) 규제 당국이 미국의 거대 기업들은 굴복시키면서도 그동안 가즈프롬을 '길들이지는'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애스무스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러시아도 인정한 핵심 원칙은 어느 국가든 자유로이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고 참여할 동맹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서방세계에 동참하려는 그루지야 정부의 욕구를 꺾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규칙과 원칙을 깬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러시아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유럽을 진정으로 더 살기 좋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 민주적 변화를 지지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