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해온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병석에 있는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4일 정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칼럼에서 미국 사회가 경제위기로 기능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엄청난 규모의 돈'을 찍어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이어 미국 정부가 피그만 공격 등 지난 1960년대 쿠바를 공격한 것을 비난하고 "이와 관련해 당시 6살에 불과했던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과거사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오늘날의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 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은 여러 국가들로부터 엄청난 물자를 착취하지 않고서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시킬 수 없는 현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구체적으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생산한 새 차들이 "악화되고 있는 환경으로 부터 인류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관련기준을 만족시킬 정도로 충분히 효율적이냐"고 물었다.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또 "현대 사회가 마비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찾기 위해 오바마가 엄청난 규모의 돈을 찍여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TV 중계로 지켜보았으며 오바마가 "절대 진실한 사람같아 보였다"는 말을 했다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전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그(피델)는 오바마의 취임식 중계를 주의깊게 시청했다고 말했다"면서 "그(피델)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은 지난 1월21일 오바마 대통령이 "좋은 사람같아 보인다"며 그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중에 쿠바계 국민의 모국 방문과 본국 송금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금수조치 해제에 대해서는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