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해군이 5일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레바논 선박을 해상에서 저지하고 총탄을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해군은 이날 해군 함정을 동원,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레바논의 구호선 `형제애'호에 총격을 가한 뒤 병사들을 선박의 갑판으로 진입시켜 승선원들을 폭행했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레바논 라디오 등이 전했다.

형제애 호에 동승한 알-자지라 방송의 살람 코데르 기자는 자사 방송에 전화를 걸어 "그들(이스라엘 해군)이 선박을 향해 총탄을 쐈다"며 "선박에 오른 이스라엘 병사 중 3명은 우리에게 무기를 겨누고 우리를 폭행했다"고 흥분된 어조로 전했다.

이스라엘 군함은 전날 가자지구로부터 30여 ㎞ 떨어진 해상에서 이 레바논 선박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으나 승선원들은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가자지구까지 항해를 계속하기로 결정했었다.

형제애 호는 지난 3일 아랍권 자선단체들이 마련한 50t 분량의 의약품과 식량, 의류, 장난감 등을 싣고 레바논 북부의 트리폴리 항을 출발했으며, 이 배에는 모두 9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에 들어가면서 가자지구 인근 해상을 군사지역으로 선포했었다.

이스라엘 해군은 한 달여 전에 의약품 3t을 싣고 가자지구로 입항하려던 다른 구호선 `존엄' 호에 함정을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항해를 저지시킨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