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간 해빙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산 완구 수입을 둘러싸고 무역분쟁 조짐이 나타나는가 하면 소말리아 해역에선 양측 군함이 한때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차이나데일리는 4일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산 완구에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인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완구협회도 "중국의 담당부처 책임자가 주중 인도대사와 관련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통상부 산하 무역국은 지난달 23일 중국산 완구류 수입을 향후 6개월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금지 대상으로 자동차 완구,인형,봉제,목재 및 철제 완구,악기,전기 기차와 퍼즐 등 사실상 전 제품군을 포함시켰다. 저가의 중국산 완구가 인도 업계에 타격을 가했고,일부 제품은 유독 성분이 검출돼 인도 어린이들의 건강을 보호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중국산 완구는 인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는 작년 11월 이후 이미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건이 넘는 반덤핑 조사도 결정했다.

양국 간 마찰은 소말리아 해역에서도 불거졌다. 해적들을 퇴치하기 위해 파견된 중국 해군 구축함 두 척이 지난달 15일 인도의 공격용 잠수함과 30분 이상 쫓고 쫓기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3일 전했다.

중국과 인도가 군사적으로 대치한 것은 1962년 히말라야 산맥 국경선을 둘러싼 분쟁으로 전쟁을 벌인 이후 처음이다. 인도 잠수함은 중국 군함들이 소말리아 해역으로 가기 위해 인도양을 통과할 때부터 미행하며 수중음파탐지기 자료 등을 수집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언론들이 밝혔다. 이는 중국이 최근 인도양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해 인도가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인도는 뭄바이 테러 사태로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파키스탄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못마땅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