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오늘 확실한 패자는 부시"

미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 속에서 역사적인 미국 선거가 치러진 4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쓸쓸한 하루를 보냈다.

역사적인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목전에 둔 미 국민과 언론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인기가 없는 부시에 더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지난 주말을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보낸 부시 대통령은 선거일에 백악관에서 TV로 선거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이날 마침 62번째 생일을 맞은 로라 부시 여사를 축하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부시는 3일부터 이틀간 특별한 공식행사가 없었고, 선거 당일에도 투표 장면을 공개하는 포토세션도 갖지 않았다.

지난주 이미 우편으로 텍사스 주에 한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재임 중 시행된 3차례 선거에선 텍사스 주에 가서 직접 투표를 했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부시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드러내놓고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부시와 매케인이 함께 공식적인 자리에 나선 시간은 12분밖에 안된다는 보도도 있다.

미국 일간 볼티모어 선은 이날 "오늘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패자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대선 과정에 드러난 것이 있다면 미국민들이 부시 대통령에 신물이 나 있고 (그와는) 아주 다른 인물을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민들로부터 두 번이나 선택을 받은 부시 대통령의 인기 추락은 임기 말까지 계속되는 양상이다.

CBS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전국의 성인 1천51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지지도는 20%를 기록했다.

물론 역대 대통령 지지도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