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흥행에 대성공을 기록중이며 이로 인한 높은 열기가 민주당 지지자들을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민주와 공화 양당이 경선을 마친 4개주 상황을 점검한 결과 민주당의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덩달아 공화당을 압도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지난 26일 열린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민주당 경선에는 모두 53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4년전보다 거의 100% 늘었으며 한 주전의 공화당 투표율보다도 2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앞서 열린 민주당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의 경우 4년전의 9천명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11만7천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등 아이오와나 뉴햄프셔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의 흥행 열기는 높은 투표율뿐만 아니라 올 선거에 대한 관심, 당 후보자들에 대한 강한 지지도, 선거자금 모금 면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사상 첫 여성 혹은 흑인 대통령 실현 가능성, 부시 대통령과 국가의 방향 설정에 대한 환멸,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와 많은 무당파층의 변화 욕구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아이오와주 의장인 스콧 브레넌은 "사람들은 부시행정부의 정책에 매우 싫증을 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들은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고 유권자들은 코커스에 참여해 즐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화당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8년간 정권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열기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막상 본선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분석가들은 도널드 레이건이나 아버지 부시도 예비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민주당보다 낮았지만 결국 승리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올해도 똑같이 쓴맛을 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 바깥의 분석가들도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간 격렬한 논쟁과 심화되는 분열이 극복되지 않을 경우 일부 유권자들은 정치에 싫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정치학자인 게리 C. 제이콥슨은 "투표율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원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현재의 선택가능한 상황에도 만족하고 있다"며 "이는 부시행정부를 뒷전으로 밀어내려는 민주당원들의 열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