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테크파워의 경쟁자는 샤프와 큐셀이 아니라 엑슨모빌 BP 등 에너지 메이저 기업입니다."

세계 3대 태양전지 회사인 중국 선테크파워 그룹을 이끌고 있는 스정룽(施正榮·44) 회장이 꾸는 꿈은 보통 사람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벌써 시선은 다음 목표를 향해 있다.

올초 한 매체가 조사한 '중국 500대 재벌' 순위에서 5위에 랭크된 그는 용틀임하는 중국 경제가 만들어 낸 스타 경영자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벼락 부자가 된 것은 '대체에너지 사업'이라는 신천지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동양제철화학 등 국내 업체들과 제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한한 스정룽 회장은 14일 "전선이 필요 없고 운송이 쉽다는 점에 태양 에너지의 강점이 있다"며 "태양 전지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가로등 휴대폰 등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을 얻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연간 4기가와트(GW) 규모인 세계 태양에너지 소비는 2010년께 10~15GW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정룽 회장은 "향후 5~7년 안에 태양 에너지를 현재의 전기료 수준으로 쓰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그가 핑크빛으로 설명하고 있는 대체에너지 사업은 벌써 그를 돈방석에 앉혔다.

스정룽 회장은 2001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우시상더(无錫尙德·선테크파워의 사업 자회사)를 세웠다.

사업계획서와 노트북이 유일한 자산이었다.

그가 6년 만에 중국의 5대 부호가 된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우시상더를 설립한 그는 정부 관계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600만달러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고 자신이 보유한 하이테크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만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하는 행운도 얻었다.

빈 집에 소가 들어온 셈이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 자신의 '왕국' 건설에 나섰다.

2005년에는 중국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고 2006년에는 일본 최대 태양광 패널업체인 MSK를 인수해 일본 샤프,독일 큐셀사와 어깨를 견주는 세계 3대 태양전지 업체로 우뚝 솟았다.

우시상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5억9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스정룽 회장은 20억달러의 평가익을 보고 있다.

스정룽 회장은 "블루오션 시장 진출과 중국 정부의 지원이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폴리실리콘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2009년이 태양전지 시장이 급팽창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정룽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 중에서도 태양 전지는 원료인 실리콘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