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문제 있으면 생산성도 떨어져…

'일과 결혼했다고? 천만에,결혼생활을 잘해야 일도 잘한다.'

결혼 및 가정생활과 인간관계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정생활이 원만해야 생산성도 높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서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으면 결국 일에 충실하지 못하거나 회사를 떠나고 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회사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전자용품 소매체인인 그레그 어플라이언스는 책임자급 직원 부부를 대상으로 일과가 끝난 후에 원만한 가정생활 유지법에 대한 강좌를 열고 있다.

여기에서는 상대방의 소비 및 저축 습관을 아는 방법과 배우자의 말을 효과적으로 듣는 방법,부부 싸움을 외교적으로 하는 방법 등을 주로 강의하고 있다.

부부 간 갈등이 사소한 말다툼이나 돈 관리 등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돈 쓰는 습관을 이해하고 말을 조심하는 방법을 미리 체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좌는 강조한다.

이 강좌를 들은 한 직원은 "부인이나 다른 사람의 화를 돋우는 말보다는 설득하는 화법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혼하거나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는 종업원들이 생산성이 급속히 떨어지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보고 이 강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를 포함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종업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로 인한 생산성 손실액은 연간 6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한 전문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이혼한 종업원의 경우 평균 4주 후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통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기업들은 '일과 결혼한 직원'보다는 원만한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직원을 더 선호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무료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또는 원만한 관계 설정을 위한 방법을 오디오로 만들어 배부하거나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을 법한 직원의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리로 보직을 옮겨주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