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차기 내각을 구성하는 대연정 협상에서 제1당인 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 총재가 총리를 맡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현 총리는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디 벨트 일요판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민련과 사민당 간 대연정 협상과정에서 불거진 슈뢰더 총리의 외무장관 카드를 기민련측에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전했다. 슈뢰더 총리와 프란츠 뮌테페링 사민당 총재는 브란데부르크 주정부 총리인 마티아스 플라츠에크를 차기 외무장관으로 추천하고 있지만 플라츠에크는 고사 입장을 밝히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앞서 사민당 의원들이 차기 내각에 많이 진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용퇴의사를 밝혔던 적이 있어 외무장관 카드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사민당 지도부는 여전히 슈뢰더가 차기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민련과 사민당 지도부는 10일 오전 4차협상을 갖고 차기 총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디 벨트는 지난 5일 협상에서 기민련과 사민당이 차기 총리직을 제외한 내각구성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부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차기 내각은 기민련과 사민당 의원 동수로 구성하고 현재 한 장관이 관장하고 있는 경제 및 노동 분야를 분리해 노동장관직을 신설키로 했다. 기술·인프라 분야까지 총괄하는 경제장관에는 기사당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총재가 거명되고 있다. 기민련과 사민당은 또 재정적자 축소와 경기진작에 차기 정부가 전력을 쏟기로 합의했다고 디 벨트는 전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