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포스트 아라파트'외교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사망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미국과 유럽 외무장관들을 맞이할 준비에 바쁘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잭 스트로 영국 외무,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스페인 외무장관 등 거물급 인사들의 방문이 줄줄이 이어진다. 퇴임을 앞둔 파월 국무장관은 22일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에서 아흐마드 쿠라이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파월 장관의 방문 직전 윌리엄 번스 미국 중동특사가 먼저 자치지역을 방문해압바스와 쿠라이, 라우히 파투 임시 수반 등을 만날 계획이다. 23일에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차례로 방문한다. 다음날인 24일에는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의 방문이 이어지며, 12월 2일에는모라티노스 장관이 양측을 방문할 예정이다. 쿠라이 총리는 20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및 프랑스 영사들을 만난데 이어 마르크 오토 유럽연합(EU) 중동특사와도 회동했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가 고위 외교관들을 잇따라 파견하는 것은 아라파트 수반의사망으로 중동평화 과정의 소생 가능성이 밝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라파트수반은 집권 후반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으며 자연히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외교는 실종됐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의 사망 직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평화 로드맵 재가동 의지를 확인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 해소를 위해 개입할 뜻을 밝혔다. 한편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내년 1월 9일로 예정된 자치정부 수반선거와 로드맵 실행 방안 등이 서방 외무장관들과의 회담에서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말했다. 이와함께 압바스 PLO 의장은 파월장관에게 이스라엘에서 종신수로 복역중인 파타운동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와 테러교사 등의 죄로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나 내년 팔레스타인 수반선거에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