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구성된 인도 내각에 친(親)기업 성향의 경제통 인사들이 대거 등용됐다. 만모한 싱 신임 인도 총리는 23일 재무 통상산업 정보통신 등 28개 부처 장관과 39개 부처 차관에 대한 인선작업를 마쳤다고 밝혔다. 신임 재무 장관에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팔라니아판 치담바람이 임명됐다. 치담바람 장관은 싱 총리의 뒤를 이어 지난 96∼98년 재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관세와 세금을 낮추고 각종 기업규제를 철폐하는 노력을 보여 '자유 시장경제의 지지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싱 총리는 자신과 비슷한 경제철학을 가진 치담바람을 경제팀 수장으로 발탁,인도의 경제개방 및 개혁을 맡기고 총리 자신은 정치에 좀더 많은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상산업 장관은 민간 기업가 출신의 카말 나트가 맡기로 했다. 그는 인도 재계에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로 재계 목소리를 국정운영에 많이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 및 통신 장관에는 역시 사업가 출신인 다야니디 마란이 등용됐다. 마란은 케이블TV 등 미디어 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정보통신 업계에서는 그가 엔터테인먼트와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특이한 것은 국방 장관에 경제통 인사가 임명됐다는 점이다. 국방 장관에 뽑힌 프라나브 무크헤르지는 변호사와 기자를 거쳐 지난 30여년간 과거 정권에서 재무장관 통상산업장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인물. 그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서도 근무한 경제 전문가로서 국방정책에서도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BBC방송은 "싱 총리가 민간 기업인 등 경제 전문가들을 내각에 대거 등용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경제개혁을 지속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