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중국과의 전쟁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독립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천 총통은 지난 29일 총통부에서 가진 WP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006년까지 헌법개정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히면서 이처럼 독립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천 총통은 자신이 총통선거에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지난 2000년 선거 때보다150여만표를 더 얻은 점을 강조하면서 이는 대만 주민 사이에 중국과 분리된 새롭고독립된 국가의 국민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천 총통은 인터뷰에서 "이번 총통에서 내가 승리한 근본적인 원인은 대만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 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이 독립된 주권 국가라는 `합의'에 우리가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덧붙였다. 천 총통은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홍콩 문제에 중국 정부가 대응하는 태도를 지적하면서 "2천300여만명의 대만 주민에게 이는 엄청난 경고인 동시에 중국의`일국양제(一國兩制)'가 결코 매력적인 제안이 아니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7월 50여만명의 홍콩 주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점을 상기시키면서"대만은 중국 당국의 홍콩 지배정책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천 총통은 이와 함께 오는 2006년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개정, 2008년 새 헌법 시행에 들어간다는 자신의 계획을 거듭 밝혔다. 중국은 대만의 헌법 개정이 본토와의 법적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라는 의구심을지우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고위 군 당국자들은 전세계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불참하게 되더라도 대만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천 총통은 헌법 개정과 관련해 "대만 독립의 시간표를 짜는 게 아니며 대만의현상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도 없는 것"이라고 중국의 의구심을 일축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천 총통은 중국과 군비경쟁을벌일 의사가 없다면서 "대만의 민주화야말로 최고의 방어책이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천 총통은 총통선거 부정 시비와 관련해서는 상대 롄잔(連戰) 국민당 후보에게 동정심을 표하면서도 "한 표 차이라 하더라도 이긴 것은 이긴 거고 진 것은 진것"이라며 결과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