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및 관련산업에 신규 진출하는 중국 토종업체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냉장고 에어컨 휴대폰 전지 술 담배 등을 주력으로 하는 비자동차 관련 중국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냉장고 업체인 그린커얼은 이달 중순 양저우에 있는 버스업체 야싱버스의 지분 67.7%를 4억1천만위안(6백15억원)에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린커얼의 구추쥔 회장은 "3~5년 내 야싱버스를 중국 동종 업계의 최고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유명 에어컨 업체인 메이디와 아오커스도 야싱버스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생산을 추진 중이다. 메이디는 쿤밍첨단기술개발구와 계약을 맺고 5년 내 20억위안(3천억원)을 투입,기존 버스공장을 개조하는 식으로 자동차 제조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최대 토종 휴대폰 제조업체인 보다오는 저장성 정부와 협력,30억위안(4천5백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내년 중 기존 자동차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생산 차종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주류그룹인 우량예는 자회사를 통해 올해 자동차 주형(鑄型)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1천만위안(15억원)어치의 주문을 받은 우량예의 왕궈춘 회장은 "완성차 생산 여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이미 자동차 제조업의 문턱을 넘었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 담배브랜드 홍타산으로 유명한 홍타그룹은 지난 8월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디이자동차와 합작으로 첫 승용차를 생산했다. 5년 전 중국 트럭 제조업에 뛰어든 이후 차종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무차별적인 자동차 제조업 진출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곧 '신 자동차산업 발전정책'을 발표,독자설계 개발 능력이 없는 기업의 신규 진입을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