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측이 중동 평화 로드맵 의무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부 유대인 정착촌 이전과부분 철군 등 임시 국경 설정을 위한 일방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샤론 총리는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보안장벽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팔레스타인과의 새로운 경계선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 인근 헤르츨리야에서 개최된 안보관련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측이 수 개월 내 로드맵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분리시키는 일방적 보안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샤론 총리의 연설은 이스라엘 정부의 향후 정책 대강을 밝히는 중요한 내용으로이스라엘과 아랍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샤론 총리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수천명의 인명손실과 경제적파탄을 초래한 3년간의 유혈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결단을 내리하는 국내외 압력을받아왔다. 또 샤론 총리의 지지도도 최근 수개월 새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샤론 총리는 연설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직접 협상에 관심을 갖고있지만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사회를 인질로 잡도록 내버려둘 생각은 없다"면서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착촌 배치의 변경 등 매우 어려운 단계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중동평화 로드맵을 준수할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도 이 평화계획에 따라 무장조직들을 해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있는 단계적 평화안(로드맵)은 실현 가능하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샤론 총리는 특히 요르단강 서안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고 현재의 경계선 밖에 새로 정착촌을 짓기위한 토지수용과 건물 신축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로드맵이 명시하고 있는 정착촌 건설 전면 중지를 약속하지는 않았다. 샤론 총리의 연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물론 이스라엘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즉각적인 비난과 반발을 초래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아흐메드 쿠레이 총리는 양자간 평화회담에서 철수하고,일방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샤론 총리의 위협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도 "이는 평화를 위한 처방이 아니며 전쟁과 공격, 고립을 심화시키고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려는 처방"이라고 비난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노동당 당수는 "우리는 그의 연설에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아무 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의 강경 무장조직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도 샤론 총리의 주장을 `세계를 조롱하는 기만' `더 큰 폭력을 부르는 처방'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미국 백악관도 미국은 이스라엘이 중동평화 로드맵을 넘어서는 평화방안을 내는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스콧 맥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겠다는 샤론 총리의 약속을 환영한다면서 "정착촌 문제는 협의를 필요로 하며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려는 이스라엘의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150여개의 정착촌을 유지하고 있으며이곳에 거주하는 정착민은 22만명에 달한다. 정착민들은 최근 수년간 요르단강 서안외곽에 수 십개의 소규모 정착촌을 구축해왔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가자지구에는 약 35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