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전격 퇴진한 뒤 독일 망명설이 나돌았던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전(前) 그루지야 대통령이 24일 자신의 조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일 제2공영 ZDF TV는 이날 저녁 예고 방송을 통해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자사와 한 회견에서 "독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내 조국은 그루지야이며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셰바르드나제 전대통령은 "독일 측의 초청에는 감사하지만 독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힘으로써 지난 며칠 동안 떠돌던 독일 망명설 등 그의 행방을놓고 일어난 소동을 가라앉혔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독일 지역일간지 `바디세 차이퉁'은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 친지들이 독일 서남부 온천 휴양 도시 바덴바덴에 시가 1천100만유로 상당의 저택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3일엔 벨라 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이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독일로올 경우 우리는 환영한다"고 논평하고,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의 행선지는 알 수없지만 이미 그루지야를 떠났다는 일부 보도가 나와 독일 망명설이 증폭됐다. 이날 오후 바덴바덴 죌링엔 공항에 비행기가 도착한 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독일에 입국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각 언론사에는 입국했다는 제보들이 잇따랐다고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전했다. 죌링엔 공항 당국이 입국 사실을 부인하고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의 대변인도그가 아직 수도 트빌리시의 관저에 "머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루지야를 떠나지않았다고 강조했는데도 계속되던 망명설은 ZDF 보도 이후 사라졌다. 한편 바덴바덴시 당국은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 측근들이 바덴바덴의 대형 호화 빌라 가운데 3분의 1을 사들였다는 정보를 가진 바 없다고 밝혔다. 파산한 독일전자기업 그룬디히 일가 소유였던 이 빌라의 현 소유주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등록돼있으나 일부 독일 언론은 셰바르드나제 측근 매입설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독일로 이주한 일부 그루지야계는 바덴바덴 호화빌라 매입의 사실여부를 떠나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부정부패로 돈을 모으고 호화롭게 생활해온일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