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제국적 세계지배 구도가 많은 한계점에 도달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역사학과)는 지난 13일 오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주최한 제44회 비교민주주의 세미나에 참석, `새로운제국의 시대에서의 한국과 미국'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미국 내 한국학 전공 한국인과 미국인 학자들의 연대인 `코리아를 생각하는 학자들의 모임(The 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통 학자다.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미국은 냉전시대 도덕적 당위성을 바탕으로 한 주도권을가지고 세계를 지배했으나 최근에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단순한 지배로 제국화되고 있다"며 군사력 중심의 세계지배의 한계성을 4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그는 부시 행정부의 팽창정책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9.11 테러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 부시 행정부의 공격적인 팽창정책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역사는 팽창정책을 편 경험이 없고 미국인들 또한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대외적 개입을 환영하지 않기 때문에 부시의 대외정책은 멀지 않아 대중적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그는 미국 군사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의 군사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지만 한번에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암스트롱 교수는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끝낸 뒤 북한을 공격할 의도였으나 이라크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자 최근에 대북관계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반증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경제적 측면에서나 정치적 측면에서 미국 지배를 견제할 만한 세력들이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는 이들 세력으로 유럽연합(EU)과 동아시아에서의 중국, 미국의 세계 지배에 대한 전세계적인 반미 세력의 연대 가능성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세계지배를 확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미국이 현재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