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히르 잘릴 알 하부시 알 타크리티 정보부장을 비롯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고위 관리들이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과 내통했으며 미군은 지난4월 바그다드 입성 직후 이들을 빼돌렸다고 전직 이라크 관리들이 6일 밝혔다. 하부시 정보부장 이외에 후세인 라시드 알 타크리티 국방부 보안대장, 후세인차남 쿠사이의 비서실장인 알리 등도 미국과 내통했다고 3명의 이라크 전직 관리들은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은 실제로 바그다드 함락 직전인 지난 4월7일 시내 한 빌라에서 핵심 요인 4명과 만나려다 하부시 정보부장의 정보 누설을 알아채고 급히 피신해, 불과 15분 차이로 미군의 공습을 모면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후세인은 바그다드 함락 이틀 전인 이날 2인자인 이자트 이브라힘 알 두리와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 술탄 하심 국방장관, 하부시 정보부장 4인을 만나러 택시를타고 빌라에 도착했으나 하부시가 없는 것을 알고 황급히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공격 개시 이후 하부시를 의심해온 후세인은 하부시의 불참 사실을 확인하자, 곧바로 빌라를 빠져나와 수 백 야드 밖에 대기 중이던 택시까지 걸어서 이동했으며 후세인이 빌라를 나온 후 15분만에 폭격이 시작됐다. 후세인은 당시 조카들을 통해 인편으로 요인들에게 회의 소집을 통보했으나 하부시는 연락을 받고도 빌라에 도착하지 않았다. 정보가 누출됐음을 알아챈 후세인은 즉시 "유사시 하부시를 체포해 처형하라"고지시하고 유엔 무기사찰단과의 연락업무를 맡았던 호삼 모하마드 아민 국가감시국장을 새 정보부장에 임명했다. (암만 AFP=연합뉴스) lkc@yna.co.kr